박주현
@muzlandju

오늘 국회에서 열린 대북송금 국정조사장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법치와 상식이 발가벗겨진 채 조리돌림 당하는 삼류 막장극의 절정이었다.

증인석에 앉은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이 대남공작원 리호남을 직접 만났다고 흔들림 없이 증언했다. 이재명의 대북송금 의혹을 관통하는 가장 치명적이고 생생한 스모킹 건이 국회 한복판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그러자 국조위원장석에 앉아 있던 서영교의 반응이 걸작이었다.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마이크를 잡더니, 증인을 향해 위증죄를 들먹이며 겁박과 협박을 쏟아냈다.

서영교가 누구인가. 과거 지인 아들의 강제추행 미수 사건 재판을 덮어달라며 현직 판사에게 노골적인 재판 청탁을 했던 그 부끄러운 전력의 소유자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유린했던 자가, 이제는 거대 여당의 국조위원장이라는 완장을 차고 앉아 진실을 뱉는 증인의 입을 윽박질러 틀어막으려 드는 이 완벽한 블랙코미디. 이 기괴한 캐스팅 자체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대한 거대한 모독이다.

그런데 이 비극적인 코미디 속에서 우리가 진짜 뼈아프게 목도해야 할 것은 용기와 비겁함의 처절한 대비다.

수백억 대 기업의 부회장쯤 되는 인물이다. 그곳에서 진실을 말하면 거대 여당의 표적이 되어 어떤 보복을 당할지, 또 자신이 치러야 할 법적 죗값이 얼마나 무거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그는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는 대신, 자신이 벌받을 것을 기꺼이 각오하고 리호남을 만났다는 팩트를 증언했다.

그런데 정작 법과 정의를 수호해야 할 국가 기관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박상용 검사 같은 일선 수사관들이 이재명 하나를 구출하려는 여당의 단두대 앞에서 외롭게 마이크를 뺏기고 조리돌림을 당할 때, 검찰 지휘부는 철저하게 아가리를 닫고 책상 밑으로 숨어버렸다. 진실을 말하는 민간인과 평검사 앞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저 비겁한 수뇌부의 민낯.

어디 그뿐인가. 이재명이라는 단 한 명의 권력자를 보위하기 위해, 대북송금 재판에서 경기도의 관여는 없었다고 우기던 이화영 측 편향적 증인은 대한민국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장에 올랐다. 사법부의 판결을 부정하던 자가 국가 정보망의 정점에 앉아 대국민 구라를 주도하고, 그 대가로 전리품을 챙겼다.

민간 기업의 부회장도 죗값을 각오하고 진실을 뱉는데, 법치를 수호해야 할 검찰 수뇌부는 침묵하고, 안보를 책임져야 할 국정원장은 권력의 충견이 되어 거짓말을 앞장서서 유포한다. 이것이 당신들이 내란 타령으로 그토록 필사적으로 덮으려 하는 대한민국 국가 시스템의 썩어문드러진 진짜 꼬라지다.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를 세탁하기 위해 입법부, 사법부, 정보기관이 총동원되어 팩트와 증거를 난도질하는 이 끔찍한 사유화의 현장 얼마나 더 끔찍한 장면을 지켜봐야 하는 건지 한숨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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